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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초점] '반도'·'방법'·'지옥'…확장되는 연상호의 '연니버스'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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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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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연니버스'라고? 연씨가 희귀해서 그런가보다. 마케팅팀이 포인트를 그렇게 잡은 모양인데 사실은 아무 생각이 없다."

영화 '반도' 인터뷰에서 연상호 감독은 '연니버스'(연상호와 세계를 뜻하는 영어 '유니버스'(Universe)'를 합한 신조어)라는 이름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말했지만, K콘텐츠 시장에서 그의 가치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실사 영화 데뷔작 '부산행'(2016)을 성공시킨 후 연상호 감독은 영화 뿐 아니라 웹툰과 애니메이션, 드라마를 오가며 특유의 창의력이 발휘된 콘텐츠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때로는 감독의 포지션에서, 때로는 작가의 포지션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펼쳐내는 그의 창작력은 개별 콘텐츠에 대한 평가를 차치하더라도 그 자체만으로 값어치가 있다.

지난 15일 개봉한 '반도'는 연상호 감독의 최고 히트작 '부산행'의 뒤를 잇는 작품이다. 영화는 갑작스러운 좀비 창궐로 위기를 맞이한 한반도를 그렸던 '부산행'의 세계관을 그대로 잇는다. 4년 전 탈출했던 반도에 어떤 이유로 다시 들어가게 된 사람들은 좀비떼로 인해 초토화된 땅에서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관객 감소로 허우적대는 극장은 '반도'의 개봉에 다시 한 번 희망을 품게 됐다. 이 같은 기대감은 개봉 첫날 35만명 돌파, 이튿날 누적 관객 50만명 돌파라는 기록으로 이어졌다. 특히 첫날 35만명 돌파는 올해 최고 오프닝 스코어로 '반도'가 차지한 '성수기 최고 기대작'의 탄탄한 입지를 증명하는 결과다.

앞서 '반도'는 2020 칸영화제 초청작 레이블을 달았을 뿐 아니라 시체스국제영화제에도 공식 초청됐다. 또한 동시기 개봉한 싱가포르, 대만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등 아시아에서도 초장부터 역대급 기록을 세우고 있다. 그 뿐 아니라 이 영화는 개봉 전 190개국에 선판매됐다. 이는 '완판'에 가까운 성과라는 평이다.

'반도' NO스포일러 포스터 © 뉴스1
'반도' NO스포일러 포스터 © 뉴스1

이처럼 '반도'가 전세계 관객들로부터 커다란 기대를 받고 있는 이유는 '부산행'을 빼고는 설명할 수 없다. '부산행'은 '좀비물'이라는 낯선 장르를 메이저 상업영화에 이식시킨 최초의 한국 영화였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기차 안, 순식간에 좀비로 변하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가족과 친구를 지키려는 생존자들의 처절한 분투를 그린 이 영화는 재난영화이자 액션영화로서 미덕이 충분했고, 이는 곧 '천만 관객 돌파'라는 결과를 낳았다.

예술적으로 느껴지는 좀비들의 몸놀림과 기차라는 제약이 분명한 공간 속에서 벌어지는 탈출극, 한국 사회를 축소시킨 듯한 캐릭터들을 창조한 연상호 감독의 연출력은 안팎으로 크게 인정받았다. 특히 애니메이션 감독 출신 다운 풍부한 상상력과 캐릭터 묘사, 다소 비관적으로 느껴지는 어두운 세계관은 그만의 장점으로 여겨졌다.

'부산행' 이후에도 연상호 감독은 여러 작품들을 통해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왔다. '부산행'과 세트로 기획된 애니메이션 '서울역'은 애니메이션들을 통해 보여줬던 특유의 세계관이 다시 드러나며 팬층의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두번째 실사 영화 '염력'은 100만에도 못 미치는 관객을 동원한 '흥행 참패'로 연 감독에게 뼈아픈 경험을 안겨줬지만 독특한 소재를 활용한 재밌는 발상만큼은 인정 받을만했다.

tvN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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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력'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연상호 감독은 계속해서 자신의 영역을 확장했다. 이번에는 드라마 작가로 변신해 12부작 드라마 '방법'(tvN)을 선보였다. '방법'은 토속신앙과 오컬트 등의 소재를 사회 문제와 결합시켜 호평을 얻었고,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을 결정했다. 이어 연상호 감독이 작가로 참여하고, '송곳' 최규석 작가가 그림을 그린 '지옥' 역시 '연니버스'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할 예정이다. 네이버 웹툰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은 이 작품은 2003년 연상호 감독이 보여준 동명의 단편 애니메이션 두 편을 기반으로 했으며 '지옥의 시연'이라는 특이한 발상과 사이비 종교의 이야기를 다뤘다.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을 확정한 '지옥'에는 일찌감치 유아인, 박정민, 원진아 등이 합류했다.

'연니버스'의 계속해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다. 이 단계에서 '반도'의 흥행 성공은 연 감독에게 큰 힘이 돼줄 것으로 보인다. 확실한 색깔과 창의력으로 작품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연상호 감독의 거침없는 행보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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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19, 2020 at 05:06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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