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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섭 광고 이야기] 소비자를 우리 편으로 만드는 방법 - 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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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두었다. 가려두면 더 보고 싶은 것이 사람의 심리이기 때문이다. ㈜빅아이디어연구소가려두었다. 가려두면 더 보고 싶은 것이 사람의 심리이기 때문이다. ㈜빅아이디어연구소

세종시라고 했다. 낯선 전화의 주인은 행정안전부의 한 사무관님이었다. 머리로는 무서웠고 가슴으로는 기대되었다. 교육청, 시청, 경찰청과는 일해 봤지만 행안부는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뢰 내용을 들어보니 이해가 되었다. 사회 문제를 시민들의 아이디어로 해결하는 '도전, 한국'이라는 프로젝트였다.

다음은 실제로 미국에서 있었던 사례이다. 알래스카에서 대형 유조선이 좌초되어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추운 날씨로 인해 기름과 물이 섞여 함께 얼어버리는 현상으로 인해 심각한 환경오염문제가 대두되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만 달러 포상금이 도전과제로 제시되었다.

결국 시멘트 회사의 평범한 엔지니어가 이 문제를 해결하게 되었다. 시멘트를 굳지 않게 하기 위해 레미콘을 돌리듯, 기름도 진동기계를 이용해 지속적으로 자극을 주면 얼지 않고 물과 기름이 분리된 상태가 유지되므로 기름 제거가 가능하다는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도전, 한국 홈페이지 발췌) 흥미로운 과제였다. 하나의 아이디어가 엄청난 국가 예산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딱 우리 스타일의 프로젝트였다.

난생 처음으로 가본 세종시는 외국 같았다. 건물은 웅장했고 거리는 인간적이었다. 첫 미팅 때 만난 행안부 분들도 보통이 아니었다. 정확했고 밀도가 높았다. 우리 팀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작업에 들어갔다.

가려진 부분이 긁으면 생선 배 속에 가득한 쓰레기가 보인다. 사람들은 자신이 참여한 것을 더 오래 동안 기억한다. ㈜빅아이디어연구소가려진 부분이 긁으면 생선 배 속에 가득한 쓰레기가 보인다. 사람들은 자신이 참여한 것을 더 오래 동안 기억한다. ㈜빅아이디어연구소

대구로 돌아와서는 한 가지 생각만 했다. 사람들을 어떻게 참여시킬까? 어떻게 우리 편으로 만들까란 고민이었다. 그렇게 떠오른 아이디어가 복권이었다. 아이디어가 채택되면 상금을 주는 것이 복권과 유사한 프로세스였으니까. 그 과정에는 미묘한 기대감이 존재한다. 보이지 않는 것을 긁는 것, 긁으면 상금이 숨어 있을 것 같은 기대감, 사람들을 그렇게 참여시키고 싶었다.

우리가 해결해야할 과제는 해양 쓰레기 문제, 유기견 문제, 노인과 청년의 디지털 격차 문제였다. 특히 우리 팀은 해양 쓰레기에 집중했다. 인터넷에서 한 번쯤 보았을 것이다. 배를 갈라보니 쓰레기가 잔뜩 나온 생선, 플라스틱을 먹고 죽은 새, 페트병에 머리가 끼인 동물 등의 사진을.

해양 쓰레기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심각한 문제였다. 우리 배 속에 쓰레기가 가득하다고 생각해보라. 하루도 생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것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자 했다. 생선에게 모자이크를 해두고 스크래치를 지우도록 말이다. 먹음직스럽고 탐스러운 생선 이미지를 찾았다. 그리고 배를 모자이크로 가려두었다. 핸드폰 카메라로 그 생선을 찍으면 큐알 코드로 넘어간다. 그리고 모자이크를 지우면 쓰레기가 가득한 생선의 배속이 보인다. 그리고 이런 카피가 노출된다.

'해양쓰레기, 바다 생물만 아프게 할까요?'

이렇게 우리는 애완견을 버리는 사람, 키오스크 사용을 힘들어하는 노인을 가려두었다. 그들을 찾도록 노력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가려진 광고가 거리에 보이기 시작했다. 부끄럽게 몸을 가린 생선이 거리에 나타났다. 사람들은 의문을 품었다. 왜 몸을 가렸는지, 그의 배 속에는 무엇이 있는지 궁금해 했다.

사람들은 카메라를 들기 시작했고 그의 몸뚱어리를 긁기 시작했다. 무엇을 감추고 있는지 확인해야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사람들은 쓰레기와 애완동물을 유기하는 사람을 발견했다. 비로소 사회 문제와 마주 했다. 그리고 참여하기 시작했다. 사회 문제를 알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했을 것이다. 하지만 상금이라는 강력한 베네핏이 있었다. 특히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학생, 공익적인 마인드가 있는 시민들이 광고에 참여했다.

그 시대의 광고는 그 시대의 사람을 따라간다. 우리는 광고 속에서 살아가고 숨 쉬고 있다. 참여시키는 광고의 탄생은 광고의 홍수에서 살아남겠다는 몸부림의 결과였다. 이제 사람들은 웬만한 광고에 반응하지 않으니까. 인간의 본성 깊숙한 곳에는 무엇이 있을까라는 고민의 결과였을 것이다.

오늘도 사장님은 고민한다. 어떻게 사람들은 우리 편으로 만들까? 사장님, 부장님, 과장님은 우리 브랜드가 매력적이라는 것을 안다. 잘 알고도 남는다. 그런데 사람들이 몰라주니 속상하다. 그럴 때는 참여시켜라. 경험하게 하라. 그래야 사람들은 비로소 그 브랜드와 사랑에 빠진다. 어떻게 사람들의 발걸음을 참여시킬지 고민하라. 어떻게 사람들의 손가락을 참여시킬지 고민하라. 소비자의 눈, 코, 입, 귀를 어떻게 우리 브랜드에 참여시킬지 고민하라. 몸을 참여시키면 그의 마음도 따라온다.

복권을 긁듯이 긁으면 답이 나온다. 그리고 복권을 긁을 때 묘한 기대감이 있듯 이 광고도 그렇게 제작되었다. ㈜빅아이디어연구소복권을 긁듯이 긁으면 답이 나온다. 그리고 복권을 긁을 때 묘한 기대감이 있듯 이 광고도 그렇게 제작되었다. ㈜빅아이디어연구소

㈜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

'광고인의 생각 훔치기' 저자

광고를 보는 건 3초이지만 광고인은 3초를 위해 3개월을 준비한다. 광고판 뒤에 숨은 이야기들을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를 연재한다




August 12, 2020 at 04:21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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