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
일부 단체팀들은 예약을 취소하기도 하지만 개인들은 코로나19에 아랑곳하지 않아, 수도권 골프장들은 지난 주말에도 대부분 ‘만원사례’를 이뤘습니다.
산 속에 자리잡은 골프장은 코로나19에 비교적 '안전지대'이긴 하나 지켜야 할 수칙이 있습니다. 가능한 한 사람이 많은 클럽하우스 식당을 이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식사할 때나 차를 마실 때는 어쩔 수 없이 마스크를 벗게 되고 또 이야기를 하게 되니 비말이 옮겨질 위험이 큰 탓입니다.
목욕탕 이용시에는 탕 속에 들어가지 말고 간단히 샤워만 해야 합니다. 이런 탓에 개인의 경우, 식당이나 목욕탕을 이용하지 않고 라커룸만 사용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자, 그럼 내기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연히 안 하는게 최선이죠. 홀마다 현금을 주고 받으면 비위생적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내기를 좋아하는 이들이 코로나19 사태라고 내기를 관두진 않습니다. 오죽하면 우스갯소리로 “오고 가는 현찰 속에 싹트는 우정~”이라고 하겠습니까. 그렇지만 내기를 하더라도 현금을 주고 받지 않는 방식을 택해야겠습니다.
예를 들어 이른바 ‘조폭 스킨스’를 할 경우, 홀 중간 중간 누가 얼마를 획득했는가를 각자 머릿 속으로 외우면 됩니다. 이게 힘들다고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아무리 기억력이 나쁜 사람이라도 내기를 하면서 나와 상대방이 얼마를 잃고 얼마를 땄는가는 귀신같이 기억해 냅니다. ‘비접촉 내기’의 최선책입니다.
만약 기억하는 게 번거롭다면 스코어 카드를 준비하면 됩니다. 플레이어들이 번갈아 기입하는 건 비위생적이므로 캐디에게 맡겨 홀마다 내깃돈 획득을 ‘점’으로 표시하면 됩니다. 18홀이 끝나고 점의 개수로 한 번만 현금을 주고 받으면 되죠.
이런 방식을 제의해도 제대로 받아들이는 골퍼들은 많지 않을 겁니다. 내기하는 습성을 하루 아침에 버릴 수 없는 탓입니다. 그렇다면 현금을 주고 받는 횟수를 줄여야죠. 스코어 카드에 점으로 표시했다가 그늘집에서 중간 정산하는 방식입니다.
코로나19 사태를 맞은 이 기회에 내기를 줄이거나 간소화하는 ‘발상전환’은 어떨까요. 시대가 바뀌면 생각이 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내기를 크게 했던 이들은 캐디피나 식대 부담 정도로 규모를 줄이면 적합해 보입니다.
18홀 통틀어 1만원짜리 내기를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많은 골프장들은 최근 들어 캐디피를 13만원으로 인상했습니다. 종전 12만원일 때는 4명이 3만원씩을 갹출하면 됐는데, 이젠 누가 1만원을 더 부담해야 됩니다.
그렇다면 18홀 스코어가 가장 좋은 사람, 혹은 가장 나쁜 사람이 1만원을 더 내는 내기 방식도 괜찮아 보입니다. 어떻든 내기는 골프를 재미있고 맛나게 하는 ‘양념’ 정도에 그쳐야지 라운드 후 마음을 상하게 하는 ‘독버섯’이 돼서는 안되겠습니다.
August 24, 2020 at 05:47AM
https://ift.tt/3hsX4Zi
코로나19 시대의 '비접촉' 내기 방법 [김수인의 쏙쏙골프] - 머니투데이
https://ift.tt/2XUVJ6o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코로나19 시대의 '비접촉' 내기 방법 [김수인의 쏙쏙골프] - 머니투데이"
Post a Comment